러브 액츄얼리 겨울 영화
러브 액츄얼리는 겨울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서 매해 겨울이 되면 생각이 나는 영화이다. 2003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런던의 크리스마스 시즌을 배경으로 각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를 따뜻하게 풀어냈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와 반짝이는 조명, 눈 덮인 거리가 화면에 가득 펼쳐지면서, 보는 사람마다 따뜻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크리스마스이브를 앞둔 시점에 영화를 시작해, 연말의 설렘과 기대를 자연스럽게 담았다. 특히 오프닝 장면에서 영국 런던의 히드로 공항의 재회 장면과 함께 “사랑은 어디에나 있다”는 내레이션이 흐르면, 겨울 특유의 추우면서도 따뜻한 감성이 물씬 전해진다. 영국 특유의 회색빛 하늘과 따뜻한 실내조명이 대비되며, 우리 모두에게는 사랑의 온기가 필요함을 더욱더 강조한다. 게다가 영화 속 캐럴,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같은 따뜻한 영화의 OST는 겨울 분위기를 한껏 살린다. 이 음악만으로도 우리 모두 크리스마스의 감성을 느끼게 해 주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겨울과 잘 어울리는 건 단순히 계절 때문만이 아니다. 사랑, 가족, 우정이라는 주제가 겨울이라는 계절, 특히 연말에 더 깊이 와닿기 때문이다. 추운 날씨에 집에서 담요를 덮고 팝콘이나 겨울 간식을 먹으면서 보면 딱 좋은 영화로, 전 세계 팬들이 매년 겨울이나 크리스마스 전이 되면 꺼내 보곤 한다. 나도 개인적으로 12월이 되면 이 영화를 틀어놓고 따뜻한 차와 겨울 간식인 호빵이나 군고구마를 먹으며 힐링하곤 한다. 러브 액츄얼리는 겨울을 사랑과 연결 짓는 마법 같은 작품이라서 겨울이 되면 꼭 한 번씩 생각나는 영화이다.
스케치북
러브 액츄얼리 하면 딱 한 단어가 생각난다. 바로 '스케치북'이다. 고등학교 영어 시간에 선생님이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된다면서 이 스케치북 장면을 보여주셨었는데 정말 감동적이었던 게 생각난다. 다른 관객들도 마찬가지로 러브 액츄얼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단연 스케치북 신일 것이다. 앤드루 링컨이 연기한 마크가 키이라 나이틀리(줄리엣)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순간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마크는 친구의 아내인 줄리엣을 사랑하지만, 그 마음을 계속 숨기고 있다가 크리스마스이브에 용기를 낸다. 그는 벨을 누르고 문 앞에서 아무 말 없이 키이라 나이틀리 앞에서 스케치북에 적힌 메시지를 하나씩 보여준다. “너에게 난 아무 의미도 없겠지만”, “너는 완벽해”, “메리 크리스마스” 같은 문구가 스케치북을 넘길 때마다 보이며, 캐럴 음악이 배경으로 깔린다. 이 장면은 어떤 말보다 더 강렬하게 이미지로 감정을 전달한다. 스케치북은 주인공의 수줍고 솔직한 마음을 상징한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고백을 스케치북에 담아 순수한 사랑을 볼 수 있다.(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안타깝기도 하다. 결혼 전에 고백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관객들은 이 장면에서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느끼곤 한다. 이 스케치북은 이후 팬들 사이에서 사랑 고백의 상징이 됐다. 실제로 연인들이 이 장면을 패러디하며 프러포즈를 하거나 사랑 고백을 하기도 하고 친구끼리 혹은 직장 동료끼리도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도구로 사용하기도 했다. 스케치북은 사실 아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미술용품이지만, 스케치북은 말로 다 표현 못 한 감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영화의 감성을 극대화한다. 러브 액츄얼리가 오랜 세월 사랑받는 건 스케치북 덕분이기도 하다.
등장인물들
러브 액츄얼리의 매력은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얽히며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영화는 총 10여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고, 각 인물의 사랑이 크리스마스라는 연결고리로 이어진다. 휴 그랜트가 연기한 영국 총리는 막 부임한 비서 나탈리(마틴 맥커천)와 사랑에 빠진다. 그의 춤추는 장면은 유쾌함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콜린 퍼스는 아내의 바람을 겪고 포르투갈 가정부 오렐리아(루치아 모니즈)와 언어 장벽을 넘어 사랑을 키운다. 그들의 서툴지만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교감이 참 따뜻하다. 엠마 톰슨은 남편(앨런 릭먼)의 외도를 의심하며 스스로 아픔을 삼킨다. 그녀의 눈물 연기는 가슴을 먹먹하게 하기 때문에 나도 이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리암 니슨은 아내를 잃은 싱글 대디로, 의붓아들 샘(토마스 생스터)의 첫사랑을 응원한다. 이 부자 관계가 아내로 이어지는 모습이 정말 뭉클하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신혼부부로 등장하며 마크의 고백을 받는다. 빌 나이는 늙은 로커 빌리 맥으로 코믹한 매력을 뽐낸다. 각 인물은 저마다 다른 사랑의 형태를 보여준다. 이들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점도 재미있다. 예를 들어 총리의 비서와 샘의 엄마가 가족이고, 빌리 맥의 매니저와 콜린의 친구가 얽힌다. 이런 얽힘은 사랑이 일상 속 어디에나 있음을 느끼게 한다. 캐스팅도 화려해서 다양한 할리우드 배우들 덕에 더 풍성한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이 많은 인물이 한 화면에 어우러지는 결말은 크리스마스의 기적 같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또 보고 싶은 영화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