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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그녀 영화 장르, 배급사, 관람등급

by v센스쟁이v 2025. 3. 3.

엽기적인 그녀 전지현 차태현
엽기적인 그녀 전지현 차태현

엽기적인 그녀의 영화 장르

엽기적인 그녀는 2001년에 개봉했을 때부터 로맨스와 코미디가 섞여있는 장르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 영화다. 이 작품을 딱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로맨틱 코미디인데, 사실 그 안에는 더 많은 요소들이 섞여 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코미디 요소가 엄청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전지현이 연기한 ‘그녀’의 다소 엽기적인 행동은 취객을 때려눕히고, 견우(차태현)를 괴롭히는 장난들이  관객들의 박장대소하게 만든다. 나도 처음 볼 때 그녀가 견우를 지하철에서 억지로 끌어내리는 장면에서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아주대학교 교실에서 견우를 결석하게 만드는데, 내가 나온 대학교라 그런지 뭔가 더 친밀감이 있었고, 수업 중인 견우를 빠져나오게 하려고 임신했다고 거짓말을 해버린다. 그런데 단순히 웃기기만 한 게 아니다. 사랑 이야기가 중심에 있어서 로맨스도 빼놓을 수 없다. 견우가 그녀의 터프한 성격에 끌리면서도 점점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는 과정은 달달하면서도 애틋하다. 특히 마지막에 시간 약속을 지키려는 장면은 로맨틱한 감성을 제대로 뽑아낸다. 게다가 약간의 드라마 요소도 있다. 그녀의 과거와 아픔이 드러나면서 이야기가 깊어지고, 눈물까지 나는 부분이 있다. 이 영화는 인터넷 소설이 원작이라 독특한 에피소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그게 또 코믹과 감동을 오가며 장르를 풍성하게 만든다. 한국 로코의 전형을 세운 작품으로 불리는 이유도 이 혼합된 매력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코미디와 로맨스가 이렇게 잘 버무려진 한국 영화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데뷔하고 20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배우 전지현처럼 엽기적인 그녀는 장르 하나로 묶기엔 너무 다채로운 매력을 뿜어낸다.

배급사 신씨네

엽기적인 그녀가 세상에 나온 데는 배급사 신씨네의 역할이 컸다. 신씨네는 당시 한국 영화계에서 독립 영화나 신선한 시도를 많이 지원하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신씨네는 엽기적인 그녀 이후로도 많은 영화를 배급하는 회사가 되었다. 요즘에는 웹툰 기반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는데, 엽기적인 그녀는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2000년대 초반 한국 영화 중에 늑대의 유혹과 같은 영화들이 인기를 끌었는데, 이 영화도 김광림의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독특한 프로젝트였다. 작은 영화사인 신씨네가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엽기적인 그녀에 과감하게 투자하면서 대중들에게 빛을 봤다. 배급사는 단순히 영화를 유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작 초기부터 참여해 엽기적인 그녀의 감독 곽재용과 손잡고 시나리오를 다듬는 데 힘썼다. 사실 이 영화는 저예산으로 시작했는데, 신씨네의 전략 덕에 효율적으로 완성도 높게 완성될 수 있었다. 개봉 당시엔 CJ 엔터테인먼트 같은 대형 배급사가 주도하던 시절이라 신씨네 같은 중소 배급사가 성공한 건 꽤 화제였다. 그들은 마케팅에도 공을 들였다. 전지현의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엽기적인 매력을 강조한 포스터와 예고편, “그녀에게 끌려봤니?” 같은 캐치프레이즈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나도 그 예고편이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 결과는 대성공으로, 480만 관객을 동원하며 2001년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이 성공은 신씨네의 안목과 실행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후 이 영화는 해외에서도 주목받아 일본, 중국 등에서 엽기적인 그녀가 리메이크되며 신씨네의 이름값을 더 높였다. 배급사가 없었으면 이런 보석 같은 영화가 묻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신씨네의 결단이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관람등급과 그 이유

엽기적인 그녀의 관람등급은 15세 이상 관람가다. 이 등급이 붙은 건 영화의 내용과 표현 수위를 고려한 결과인데, 당시 기준으론 꽤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먼저 영화에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조금 험한 장면이 있다. 그녀가 견우를 때리거나 술 취한 남자를 제압하는 신은 코믹하게 연출됐지만, 어쨌든 신체적 접촉이 포함된다. 나도 그 장면들 보면서 웃었지만, 어린아이들은 보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또 엽기적인 그녀 전지현의 언어 사용도 한몫한다. 그녀의 직설적이고 거친 대사나 견우의 푸념 섞인 말투는 10대 초반 아이들이 보기에는 적절하지 않으며, 아이들이 듣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한 로맨틱 장르이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영화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다. 견우와 그녀가 모텔에서 얽히는 장면이나 농담 섞인 대화도 있기 때문에 15세 등급을 받았다. 물론 이 부분은 전혀 노골적이진 않지만, 보호자와 함께 봐야 이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다. 당시에 이런 요소들을 감안해 12세 관람가가 아닌 15세 관람가 등급을 부여했다. 이건 영화가 가족 영화라기보단 청소년 이상의 감성을 겨냥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개봉 후 반응을 보면 10대 후반부터 20~30대가 주요 관객층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등급이 딱 맞다고 본다. 너무 낮췄으면 영화의 자유로운 톤이 제약됐을 테고, 너무 높였으면 대중적인 매력이 줄었을 거다. 15세 등급 덕에 엽기적인 그녀는 엽기적이면서도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할 수 있었다. 나도 고등학생 때 이 영화를 처음 봤는데, 한국 나이로는 17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