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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로리 작가, 회차별 이야기, 공개 시점

by v센스쟁이v 2025. 3. 5.
더글로리 출연자
더글로리 출연자

더 글로리 작가 : 김은숙 작가

‘더 글로리’는 한국 드라마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내가 가장 글을 잘 쓴다고 생각나는 대한민국 최고의 작가인 김은숙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으로, 그녀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독보적인 흔적을 남겼다. 김은숙 작가는 내가 정말 재미있게 본 작품들을 집필한 작가이다.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도깨비’, ‘태양의 후예’, '상속자들' 등 로맨스와 감동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하지만 ‘더 글로리’는 그녀 특유의 달콤한 로맨스 대신 복수라는 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선택하며, 기존 팬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새로운 시청자들에게는 강렬한 인상을 줬다. 이 드라마는 학교 폭력 피해자 문동은(송혜교 분)이 가해자들에게 치밀하게 복수를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다. 김은숙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고민을 안겼다. 학교폭력이 얼마나 가슴 아픈 것인지 보여주면서 더 글로리는 단순한 복수극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공개 시점은 파트 1이 2022년 12월 30일, 파트 2가 2023년 3월 10일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에 공개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파트 1 공개 후 반응이 뜨거웠고, 파트 2를 기다리는 동안 김은숙 작가의 이름은 또 한 번 전 세계적으로 회자됐다. 그녀의 전작들이 주로 따뜻한 로맨스 감성을 자극했다면, 이번엔 차가운 분노와 정의를 이야기하며 작가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드러냈다. 이 도전은 성공적이었고, ‘더 글로리’는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 중 시청 시간 상위권에 오르며 그녀의 저력을 다시금 증명했다.

회차별 이야기

‘더 글로리’는 총 16회로 구성되며, 파트 1과 파트2로 나뉘어 방송됐다. 각 회차는 문동은의 복수가 점층적으로 펼쳐지는 과정을 치밀하게 그려내며,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파트 1의 1,2화에서는 어린 문동은이 친구들로 부터 이유 없이 괴롭힘 당하는 내용이 나온다. 1,2회를 보는 것은 다소 마음이 아프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린 동은은 그저 건축가를 꿈꾸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었기 때문이다. 꿈을 꾸고 공부만해도 시간이 부족한 시기에 문동은이라는 주인공은 같은반 학생들에게 이유 없는 괴롭힘을 당하고 큰 상처를 입는다. 초반 성인이 된 동은이 가해자들의 삶을 하나씩 파괴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박연진(임지연 분)의 완벽한 삶에 균열을 내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주면서도 그녀의 냉혹한 면모에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 파트 1의 클라이맥스인 8회는 동은이 가해자들에게 자신이 복수자임을 드러내는 순간으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다. 파트 2는 9회부터 본격적인 복수의 완성을 향해 달려간다. 10~12회에서는 동은의 동맹인 강현남(염혜란)과 주여정(이도현)의 조력이 두드러지며, 가해자들이 하나씩 몰락하는 모습이 속 시원하게 펼쳐진다. 14회에서 연진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며 무너지는 장면은 복수극의 절정을 보여줬고, 16회는 동은이 비로소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새 삶을 시작하는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회차마다 감정의 밀도가 달라지며, 김은숙 작가는 한 회도 허투루 쓰지 않고 이야기를 촘촘히 엮어갔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복수라는 주제 너머 용서와 치유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마지막 회차에서 문동은은 드디어 늦었지만 대학에 들어가 건축을 공부한다. 고등학생 문동은이 꿈꿔왔었던 건 복수가 아닌 그녀 자신의 미래였기 때문에 이 회차는 내 마음 속에서 두고두고 기억되고 있다.

공개 시점과 반응

‘더 글로리’의 공개 시점은 굉장히 전략적이었다. 파트 1은 2022년 연말인 12월 30일에 공개되며 연휴 기간 시청자들의 몰입을 유도했고, 파트 2는 약 두 달 뒤인 2023년 3월 10일에 나와 기대감을 극대화했다. 이 간격은 시청자들이 파트 1을 소화하고 이야기를 곱씹을 시간을 주면서도, 너무 길지 않아 흥미를 잃지 않게 했다. 특히 파트 1을 여러번 복습하는 나 같은 시청자들도 많았었다. 공개 직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파트 2가 나오며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받았다.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월드와이드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2023년 시청 시간 전체 3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태국에서는 드라마를 계기로 학교 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며 ‘The Glory Thai’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하기도 했다. 김은숙 작가는 이 반응에 대해 “피해자의 ‘원점’을 응원해 달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녀가 말한 ‘원점’이란 폭력으로 잃은 영광과 명예를 되찾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단순히 복수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시청자들은 동은의 선택에 공감하며 때로는 그녀의 복수를 응원하고, 때로는 그 무게에 마음 아파했다. 파트 1에서는 복수의 정당성에 대한 공감대가 일부 서구 시청자들에게 약했지만, 파트 2에서 복수가 완성되는 과정은 보편적인 감정을 끌어내며 더 큰 호응을 얻었다. 공개 시점의 간격과 이야기가 주는 여운은 ‘더 글로리’를 단순한 드라마 이상으로 만들었고, 김은숙 작가의 첫 장르물 도전이 세계 무대에서 통했다는 증거가 됐다. 이 작품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복수와 치유 그리고 개인의 성장의 상징으로 많은 이들에게 기억될 것이다.